주간보호센터 창업 비용, 2017년에 제가 쓴 돈을 전부 공개합니다

총액보다 중요한 건 ‘어디에’ 쓰느냐입니다

주간보호센터 창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검색하는 게 비용일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찾아보면 “1억에서 3억”처럼 범위만 넓은 답뿐이더군요.

당연합니다. 지역, 평수, 건물 상태에 따라 총액이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남의 총액은 참고가 안 됩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총액이 아니라 어떤 항목에 돈이 들어가는지, 어디서 예상이 빗나가는지를 적겠습니다. 이건 어느 지역에서 시작하든 똑같이 적용되는 부분입니다.

미리 말씀드리면, 아래 숫자는 2017년 기준입니다. 9년 전 물가라 지금 그대로 적용하시면 안 됩니다. 정확한 원 단위는 저도 기억나지 않아 대략의 금액으로 적었습니다.

제가 쓴 돈 — 항목별

2017년 · 경기 용인 · 80평 · 정원 32명 기준

항목금액비고
보증금5,000만원월세 200만원
인테리어·설비 공사7,000만원바닥·도배·도장, 전기, 수도, 주방, 화장실
차량 (카니발 1대)3,000만원신차 할부
소방시설1,500만원
집기류1,000만원소파, 의자, 책상, 주방기구 등 최소한만
건축사 인허가 대리300만원노유자시설 용도변경
간판300만원
냉난방0원기존 시설을 그대로 사용

보증금 제외 초기 투자: 약 1억 3,100만원
보증금 포함: 약 1억 8,100만원

공간의 절반 정도는 기존 상태를 살려서 썼습니다. 그런데도 공사비가 7,000만원 나왔습니다. 이 항목이 전체의 절반을 넘습니다.

예상이 가장 크게 빗나간 곳 — 화장실

돈이 제일 많이 튄 건 화장실 공사였습니다.

전유공간에 화장실이 없는 자리였습니다. 없는 걸 새로 만들어야 하니 배관부터 다 끌어와야 했고, 비용이 예상의 배로 뛰었습니다.

센터 자리를 보실 때 화장실이 이미 안에 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없다면 그 한 항목만으로 견적이 크게 달라집니다. 임대료가 조금 싸더라도 화장실이 없는 자리는 결국 더 비쌉니다.

자리를 고르는 기준은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 주간보호센터 입지 선정,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할 것

아예 생각도 못 했던 것 — 냉난방

3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기존 냉난방 시설이 있어서 “이거 쓰면 되겠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돈을 아꼈다고 좋아했고요.

여름이 오니 더웠습니다. 겨울이 오니 추웠습니다.

어르신에게 냉난방은 편의가 아니라 건강 문제입니다. 체온 조절이 어려우신 분들이라 실내 온도에 훨씬 민감합니다. 게다가 하루 8시간 이상 계시는 공간이라 가동 시간이 길고, 전기·가스 요금도 생각보다 많이 나갑니다.

3월이나 가을에 개설을 준비하시면 이 문제가 안 보입니다. 저처럼요. 한여름과 한겨울을 상상하면서 점검하세요.

문을 연 다음 — 적자는 얼마나, 언제까지

첫 시작은 어르신 네 분이었습니다.

제 월급을 빼고도 매달 400만원 이상 적자였습니다. 임대료, 인건비, 차량 할부, 공과금이 정원과 무관하게 나가니까요.

제 경우 12명 정도는 되어야 적자를 면했습니다. 다행히 손익분기까지 3개월 걸렸습니다.

다만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10명 근처에서 비용이 한 번 점프합니다.

  • 이용 인원이 늘면서 운전 인력을 따로 두어야 하는 시점이 옵니다
  • 동시에 차량 한 대로는 등·하원이 감당이 안 됩니다. 차량 추가 구입 시점이 겹칩니다

그래서 10명 언저리에서 “이제 좀 되나?” 싶다가 다시 지출이 늘어납니다. 이 구간을 예산에 미리 넣어두세요.

인력 배치 기준은 정원과 급여 종류에 따라 정해져 있고 개정될 수 있습니다. 위 내용은 제 운영 경험이며, 실제 기준은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 또는 관할 지자체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창업한다면 (2026년)

솔직히 전부 올랐습니다. 임대료, 소방, 인테리어, 차량, 집기류 어느 하나 예외가 없습니다.

가끔 “그때는 필요했지만 지금은 안 써도 되는 돈”을 묻는 분이 계신데, 제 생각엔 없습니다. 위에 적은 항목은 전부 지금도 들어가야 할 돈입니다.

아껴도 되는 곳, 아끼면 안 되는 곳

아껴도 되는 곳 — 차량

저는 신차를 3,000만원에 샀습니다. 중고차로도 충분합니다. 등·하원 거리가 길지 않고, 어차피 험하게 쓰게 됩니다. 여기서 아낀 돈을 아래쪽에 쓰시는 게 낫습니다.

절대 아끼면 안 되는 곳 — 안전장치

안전손잡이, 경사로. 어르신 낙상은 한 번으로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서 아낀 돈은 아낀 게 아닙니다.

절대 아끼면 안 되는 곳 — 의자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제가 실제로 겪은 일입니다.

처음에 저렴한 의자로 들였다가 전체를 다시 바꿨습니다. 어르신들이 하루 8시간을 앉아 계시는 자리입니다. 불편하면 결국 바꾸게 되고, 그러면 두 번 사는 셈이 됩니다.

다시 2017년으로 돌아간다면

두 가지를 다르게 하겠습니다. 화장실과 주방입니다.

화장실 — 튼튼하게, 그리고 넉넉하게

첫째, 누수가 나지 않게 제대로 해야 합니다. 여기서 부실하면 두고두고 후회합니다.

둘째, 변기 개수를 여유 있게 두세요. 이게 정말 중요합니다.

어르신들은 화장실을 자주 이용하십니다. 변기를 하나만 넣으면 초기에 인원이 적을 땐 괜찮습니다. 그런데 인원이 늘면 줄을 서게 되고, 급하신 분은 실수를 하십니다. 어르신 입장에서 이건 굉장히 속상한 일입니다.

정원 기준으로 넉넉하게, 처음부터 여유 있게 설계하세요.

주방 — 30명, 50명을 상상하고 만드세요

저는 처음에 가정집 주방처럼 작게 만들었습니다. 어르신이 네 분이었으니까요.

30명, 50명이 되면 그 주방으로는 절대 안 됩니다. 화구 용량이 달라져야 하고, 환풍 설비도 있어야 합니다.

결국 저는 주방 확장 공사를 다시 했습니다. 돈도 많이 들었고, 영업하면서 공사하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처음 지을 때 정원 기준으로 만드세요. 지금 인원이 아니라요. 나중에 고치는 게 훨씬 비쌉니다.

정리하면

  • 총액보다 항목 구조를 보세요. 지역마다 총액은 달라도 들어가는 항목은 같습니다
  • 화장실이 있는 자리인지부터 확인하세요
  • 냉난방은 한여름·한겨울 기준으로 점검하세요
  • 10명 구간의 비용 점프를 예산에 미리 넣으세요
  • 차량은 아끼고, 안전장치와 의자는 아끼지 마세요
  • 화장실과 주방은 처음부터 정원 기준으로 만드세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시작해서 대부분을 시행착오로 배웠습니다. 이 글이 그 시행착오 몇 개라도 줄여드렸으면 합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 같은 길을 걷고 계신 분이라면 더 반갑습니다.

본 글의 금액은 2017년 경기 용인 지역, 80평, 정원 32명 기준의 개인 경험이며 정확한 원 단위가 아닙니다. 지역·평수·건물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인력 배치 및 시설 기준은 관계 법령과 고시에 따라 변경되므로 실제 준비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및 관할 지자체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026년 8월 기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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