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용구 사업을 2년 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제가 가장 알고 싶었던 건 “실제로 뭐가 얼마나 나가나”였는데, 그걸 알려주는 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실적을 그대로 적습니다. 표본이 한 곳뿐이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범위만 넓은 이야기보다는 나을 겁니다.

한 달에 스무 건
하루에 한 건도 안 나가는 날이 있습니다. 그러다 몰리는 날이 있고요. 한 달로 묶으면 최소 스무 건쯤 됩니다.
계절은 안 탑니다. 이건 저도 의외였습니다. 겨울에 미끄럼 방지 용품이 몰릴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르신들은 계절이 아니라 몸 상태가 바뀔 때 복지용구를 찾으십니다.
많이 나가는 것 셋
저희 기준으로는 이렇습니다.

1위는 요실금 팬티입니다. 압도적입니다. 소모품이라 계속 필요하고, 금액이 크지 않아 부담 없이 시작하십니다.

2위는 욕창예방 방석. 휠체어를 쓰시거나 하루 대부분 앉아 계신 분께 나갑니다. 매트리스보다 방석이 먼저 나가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아직 누워만 계시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3위는 목욕의자. 집에서 씻겨 드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시는 분들이 찾으십니다. 넘어질까 봐 목욕을 미루시다가 결국 사십니다.
공통점이 보이실 겁니다. 셋 다 당장 매일 겪는 불편에 대한 것입니다. 나중을 대비해서 미리 사시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거의 안 나가는 것 셋
반대로 2년 동안 손에 꼽을 만큼만 나간 것들입니다.

- 경사로 — 집 구조를 바꿔야 해서 부담스러워하십니다
- 자세변환 용구 — 필요한 분은 분명한데 존재를 모르십니다
- 간이변기 — 자존심 문제가 큽니다
안 나가는 이유가 필요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자세변환 용구는 욕창 예방에 실제로 필요한 물건인데, 이름을 들어보신 적이 없어서 안 찾으십니다. 이런 건 저희가 먼저 말씀드려야 합니다.
간이변기는 결이 다릅니다. 필요하신 걸 알면서도 안 쓰십니다. 억지로 권하지 않습니다.
구입이 대여보다 많습니다
저희는 구입 쪽이 훨씬 많습니다. 대여는 휠체어와 전동침대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헷갈리시는 게 있습니다.
“대여는 매달 계약하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휠체어나 전동침대를 대여하실 때는 1년 또는 2년 단위로 계약합니다. 매달 갱신하는 게 아닙니다. 이걸 모르고 계시다가 “다음 달에 그만 쓸게요”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청구는 월 단위입니다. 고시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복지용구 대여가격은 월 단위로 산정하며, 월이라 함은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를 의미한다. 월 중에 급여가 시작되거나 종료된 경우 일자별로 산정한다. 다만 연속된 대여일수가 15일 미만인 경우에는 월 15일로 산정할 수 있다. — 「복지용구 급여범위 및 급여기준 등에 관한 고시」 제6조제2호·제3호
그래서 월 말일에 시작하시면 며칠 안 쓰셨는데도 15일치가 나갈 수 있습니다. 대여는 월 초에 시작하시는 편이 유리합니다.
160만 원을 다 못 쓰고 넘기시는 분이 많습니다
연 한도액은 1인당 160만 원입니다(같은 고시 제3조제1항). 그런데 저희가 보기에 안 쓰시는 분은 거의 통째로 안 쓰십니다.
여기서 꼭 아셔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연 한도액의 적용기간은 최초 장기요양인정 유효기간 개시일로부터 매 1년으로 한다. — 같은 고시 제3조제2항
1월 1일부터가 아닙니다. 어머니 인정서에 적힌 유효기간 개시일이 5월 12일이면, 그날부터 다음 해 5월 11일까지가 1년입니다. 이걸 12월에 아시고 급하게 쓰시는 분이 계신데, 날짜가 아예 다를 수 있습니다.
한도가 남았는데 딱히 살 게 없으시다면, 저희는 소모품 쪽을 안내드립니다. 미끄럼 방지 양말이나 요실금 팬티처럼 계속 쓰시는 것들입니다.

다만 이런 품목은 연간 구입 가능 개수가 품목마다 따로 정해져 있습니다. 무한정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정확한 개수는 공단에서 보내드린 복지용구 급여확인서에 적혀 있으니 그걸 보고 판단하시면 됩니다.
한도액을 넘긴 금액은 전액 본인부담입니다(제3조제3항). 넘겨서 쓰시는 분은 거의 없지만, 전동침대처럼 큰 품목을 넣으면 금방 찹니다. 연 한도를 쓰는 순서는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몸 상태가 바뀌면 품목을 다시 정할 수 있습니다
처음 받으신 급여확인서에 적힌 품목만 평생 써야 하는 게 아닙니다.
수급자가 신체기능상태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구입 또는 대여할 수 있는 품목의 변경을 원할 경우 복지용구 추가급여 신청서를 공단에 제출하고, 공단은 이를 확인하여 신체기능상태 변화 등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품목을 다시 정할 수 있다. — 같은 고시 제4조제4항
걷다가 못 걷게 되시면 지팡이에서 보행기로, 보행기에서 휠체어로 넘어갑니다. 그때마다 신청하시면 됩니다. 모르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사업소가 거부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호자께서 아셔야 할 조문 하나를 소개합니다.
복지용구사업소는 급여품목 전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 구입 및 대여방식 모두 운영이 가능하여야 하며, 수급자로부터 급여품목의 구입 또는 대여 요청을 받은 경우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 같은 고시 제5조제1호
“그건 저희가 안 취급합니다”는 원칙적으로 안 됩니다. 재고가 없으면 주문해서라도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배송비나 설치비를 따로 받는 것도 안 됩니다.
복지용구 가격은 배송비, 설치·철거비, 수리 및 부품 등의 교체료, 세정 및 소독비용이 포함되므로 별도로 산정하거나 수급자에게 부담시킬 수 없다. — 같은 고시 제6조제4호
전동침대를 설치하러 왔는데 설치비를 따로 달라고 하면 그건 잘못된 것입니다.
정리
| 항목 | 내용 |
|---|---|
| 월 건수 | 최소 20건 (계절 영향 거의 없음) |
| 많이 나가는 것 | 요실금 팬티 · 욕창예방 방석 · 목욕의자 |
| 안 나가는 것 | 경사로 · 자세변환 용구 · 간이변기 |
| 구입 vs 대여 | 구입이 다수. 대여는 휠체어·전동침대 위주 |
| 대여 계약기간 | 1년 또는 2년 (매달 갱신 아님) |
| 대여 청구 | 월 단위. 15일 미만도 15일로 산정될 수 있음 |
| 연 한도 | 160만 원. 인정 유효기간 개시일부터 1년 |
| 품목 변경 | 신체상태 바뀌면 추가급여 신청서로 변경 가능 |
| 배송·설치·소독비 | 따로 받을 수 없음 |
2년 해보고 가장 크게 느낀 건 이겁니다. 필요한 분들이 몰라서 못 쓰십니다. 한도가 160만 원이나 있는데 통째로 넘기시는 분을 매년 봅니다.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안 쓰면 그냥 사라지는 돈입니다.
본 글의 급여기준은 2026년 1월 20일 시행 「복지용구 급여범위 및 급여기준 등에 관한 고시」에 따른 것입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적용 전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품목별 판매 실적은 저희 사업소 기준이며 다른 곳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쓴이 · 김주민
사회복지사 · 일반기계기사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연구소에서 일하다 2017년 어르신 네 분으로 주간보호센터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경기 용인 수지에서 53분을 모시고 있고, 2025년부터 복지용구 사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10년간 겪은 것들을 이곳에 적습니다. → 소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