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가 요즘 자꾸 깜빡하시는데, 나이 들어서 그런 걸까요 치매일까요.”
상담 오시는 보호자분들께 제일 많이 듣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미 한참 전부터 걱정하고 계셨습니다. 확인이 무서워서 미루신 겁니다.
10년 동안 어르신들을 뵈면서 알게 된 것과, 기관에 비치하는 「치매예방 및 관리지침」의 내용을 함께 정리했습니다.
- 초기 증상 아홉 가지
- 건망증과 치매는 이렇게 다릅니다
- 숨기시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 중기와 말기에는
- 이상행동은 증상입니다
-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 언제 검사를 받아야 하나
- 정리
초기 증상 아홉 가지
지침에 정리된 치매 초기 증상입니다.
- 판단력과 결정력이 떨어진다
- 복잡한 것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늘 해오던 일에도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 없어진 물건을 다른 사람이 훔쳐갔다고 의심한다
- 자기중심적으로 변한다
- 최근에 일어난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 했던 말을 반복하거나 대화에 어려움이 있다
- 쉽게 화를 내거나 짜증이 많아진다
보호자분들이 가장 먼저 알아채시는 건 대개 3번과 7번입니다. 기억력이 아니라 성격이 변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먼저 눈에 띕니다.
“엄마가 요즘 왜 저러시지” 싶어 서운해하시다가, 나중에 그게 증상이었다는 걸 아시고 미안해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다만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나 다른 여러 요인에 의해서도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단순히 몇 가지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치매로 단정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 「치매예방 및 관리지침」
건망증과 치매는 이렇게 다릅니다
가장 궁금해하시는 부분입니다. 지침과 임상에서 쓰는 구분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건망증 | 치매 |
|---|---|---|
| 잊는 범위 | 일의 일부를 잊음 | 일 자체를 잊음 |
| 힌트를 주면 | 대개 기억해내심 | 기억하지 못하심 |
| 본인 인식 | 잊었다는 걸 아심 | 잊은 사실 자체를 모르심 |
| 일상생활 | 지장 없음 | 점점 지장이 생김 |
| 진행 | 크게 나빠지지 않음 | 서서히 나빠짐 |
쉽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어제 점심에 무엇을 드셨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것은 건망증입니다.
어제 점심을 드셨다는 사실 자체가 없는 것은 다릅니다.
가장 중요한 신호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가입니다. 늘 하시던 일에 훨씬 오래 걸리거나, 다니시던 길에서 헷갈리시거나, 요금을 못 내시는 일이 생기면 그때는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숨기시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지침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초기 치매환자는 자신의 증상들을 교묘하게 숨기려 합니다. ‘늙어서 쓸모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구 때문입니다. …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 아무 문제 없어 보이던데” 라고 이야기하기 쉽습니다.
이게 가족을 가장 힘들게 합니다.
같이 사는 자녀는 이상하다고 느끼는데, 가끔 뵙는 친척은 “멀쩡하시더라” 하십니다. 어르신이 손님 앞에서는 힘을 내서 평소처럼 보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족 안에서 의견이 갈리고, 확인이 늦어집니다.
매일 함께 계신 분의 관찰이 가장 정확합니다. “나만 이상하게 느끼나” 싶으시면 그게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기와 말기에는
| 단계 | 나타나는 것 |
|---|---|
| 중기 | 먼 과거 기억도 떨어짐 · 시간과 장소 혼동 · 주변 사람 이름을 기억 못 하심 · 가스레인지를 켜두고 잊으심 · 밤에 배회하거나 길을 잃으심 · 환각·환청 · 씻고 드시는 일에 무관심 |
| 말기 | 방금 전 상황도 기억 못 하심 · 말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약해짐 ·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심 · 수저·컵 같은 물건을 인지하지 못하심 · 밤에 불안해하심 · 보행이 어려워지심 |
중기의 “가스레인지”와 “밤 배회”는 안전 문제로 직결됩니다. 이 두 가지가 보이기 시작하면 혼자 계시게 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이상행동은 증상입니다
치매를 겪으며 나타나는 행동 중에는 가족이 상처받기 쉬운 것들이 있습니다. 지침은 그것들을 하나하나 “증상”으로 설명합니다.
물건을 훔쳐갔다고 하실 때
물건을 두고도 어디에 두셨는지 기억하지 못하시는 겁니다. 때로는 숨겨두고도 그 사실을 잊으십니다.
환자에게 그 물건을 어디에 두었느냐고 추궁하는 것은 아무런 이득이 없습니다. 오히려 환자를 자극하여 파국행동을 유발시킬 뿐입니다.
중요한 물건은 손이 쉽게 닿지 않는 곳에 안전하게 두는 것이 예방책입니다.
밤에 심해지실 때 — 일몰현상
치매 어르신 대다수는 밤에 상태가 나빠지십니다. 해가 질 무렵부터 행동장애가 심해지는 것을 일몰현상이라고 합니다.
감각 자극이 줄어드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조명을 유지하고, 여기가 어디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설명해 드려 안심시키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침실과 화장실에는 밤에도 불을 켜두시는 게 좋습니다.
부적절한 행동을 하실 때
옷을 벗으시거나, 이성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뇌 손상으로 스스로를 억제하는 기능이 약해져서 생깁니다.
다만 지침은 이렇게도 덧붙입니다. 옷을 벗으시는 건 성적인 이유가 아니라 옷이 거추장스러워서일 수 있고, 장소를 혼동하셨거나 더워서일 수도 있습니다.
대응 원칙은 하나입니다. 과잉반응하지 않는 것. 놀라서 큰소리를 내면 상황이 더 나빠집니다. 조용히 자리를 옮겨 드리거나 상황을 바꿔 드리는 게 낫습니다. 저희가 차량에서 겪은 비슷한 일도 결국 자리를 바꾸는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다툼이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대응은 치매 어르신이 서로 싸우기 시작했을 때 — 바둑 한 판이 남긴 것에 따로 적었습니다.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지침이 제시하는 것 중 집에서 하실 수 있는 것만 추렸습니다.
- 손을 많이 쓰시게 하기 — 요리, 원예, 미술, 박수
- 주기적인 운동 — 체조, 걷기
- 물을 자주 드시게 하기
- 담배와 중독성 물질 피하기, 기름진 음식·과식 피하기
- 되도록 혼자 계시지 않게 하기 — 다른 분들과 어울리시도록
- 꾸준한 독서와 암기
- 혈압과 당뇨 관리
- 잔존 능력을 최대한 쓰시게 하기 — 숟가락 들기, 옷 입기를 대신 해드리지 않기
- 급격한 변화를 피하기
- 매년 치매선별검사 받으시게 하기
이 중에서 놓치기 쉬운 것이 “잔존 능력을 쓰시게 하기”입니다. 답답하다고 대신 해드리면 그 기능이 더 빨리 떨어집니다. 시간이 걸려도 스스로 하시게 두는 게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혼자 계시지 않게 하기”.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시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이겁니다. 저희가 어떤 프로그램을 어떻게 돌리는지는 인지 프로그램, 실제로 이렇게 돌립니다 — 하루 일과표 공개에 적어두었습니다.
언제 검사를 받아야 하나
지침은 매년 치매선별검사를 받으실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기억장애·언어장애 등 치매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검사를 받으시라고 되어 있습니다.
선별검사는 보건소 치매안심센터에서 받으실 수 있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고, 결과에 따라 다음 단계를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미루지 마셔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치매 중에는 가역성 치매가 있습니다. 우울증에 의한 가성치매, 뇌수두증, 갑상선 질환, 약물 부작용 등이 원인이면 치료로 좋아질 수 있습니다. 확인하지 않으면 고칠 수 있는 것도 놓칩니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으시면 주간보호센터를 비롯한 급여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신청 절차는 장기요양등급 신청 방법 — 방문조사에서 등급이 갈립니다, 치매로 인지지원등급을 받으신 경우는 인지지원등급, 쓸 수 있는 급여와 쓸 수 없는 급여를 참고하세요.

정리
| 항목 | 내용 |
|---|---|
|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 | 기억력보다 의심·짜증 등 성격 변화 |
| 건망증과의 차이 | 힌트를 줘도 기억 못 하심 · 일상생활에 지장 |
| 가족이 겪는 어려움 | 어르신이 증상을 숨기심 → 가족 안에서 의견이 갈림 |
| 중기 위험 신호 | 가스레인지를 잊으심 · 밤 배회 |
| 물건 의심 | 추궁하지 않기. 중요한 물건은 안전한 곳에 |
| 밤에 심해지심 | 일몰현상. 조명 유지 + 설명으로 안심시키기 |
| 부적절한 행동 | 과잉반응하지 않기. 상황을 바꿔 드리기 |
| 검사 | 매년 선별검사, 증상 보이면 즉시.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
10년 동안 지켜보면서 확실해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일찍 확인하신 분들이 훨씬 오래, 훨씬 편하게 지내십니다. 진단이 무서워서 미루는 사이에 진행됩니다. 확인해서 아니면 안심하시면 되고, 맞으면 그때부터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본 글은 장기요양기관에 비치하는 「치매예방 및 관리지침」과 저희 센터의 관찰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저는 의료인이 아니며, 이 글은 진단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증상이 의심되시면 반드시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또는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2026년 8월 기준 작성)
글쓴이 · 김주민
사회복지사 · 일반기계기사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연구소에서 일하다 2017년 어르신 네 분으로 주간보호센터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경기 용인 수지에서 53분을 모시고 있고, 2025년부터 복지용구 사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10년간 겪은 것들을 이곳에 적습니다. → 소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