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보호센터 인지 프로그램, 실제로 이렇게 돌립니다 — 하루 일과표 공개

“주간보호센터에서 하루 종일 뭘 하나요?”

상담 오시는 보호자분들이 꼭 물으십니다. 그런데 막상 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프로그램 하고 식사하고 쉬시고요” 하면 아무 정보도 안 됩니다.

그래서 저희 센터 하루 일과표를 그대로 공개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인지 프로그램을 어떻게 돌리는지, 10년 하면서 뭐가 되고 뭐가 안 됐는지 적겠습니다.


하루 일과표 (실제)

저희 센터는 2층과 4층이 각각 운영됩니다. 2층 기준입니다.

시간내용
09:20센터 도착
09:20 ~ 10:20건강체크, 티타임
10:20 ~ 10:50예배, 조례
10:50 ~ 11:10건강 스트레칭
11:20 ~ 12:20인지활동 프로그램
12:20 ~ 12:40점심식사
12:40 ~ 13:00양치
13:00 ~ 14:30낮잠, 휴식, 개별활동
14:50 ~ 15:00간식
15:10 ~ 15:40오후 건강 스트레칭
16:00 ~ 17:00신체 및 여가활동 프로그램
17:05 ~ 17:30저녁식사, 양치
17:35귀가

몇 가지 짚어 두겠습니다.

도착 직후 바로 프로그램을 하지 않습니다. 09:20에 오셔서 10:20까지 한 시간은 건강체크와 티타임입니다. 어르신들은 차를 타고 오시는 것 자체가 일입니다. 몸과 마음이 자리를 잡으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한 시간에 그날 컨디션도 파악됩니다.

낮잠 시간이 한 시간 반입니다. 13:00~14:30. 이 시간을 아깝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오후 프로그램의 질이 여기서 갈립니다.

스트레칭이 오전·오후 두 번입니다. 짧지만(20~30분) 하루를 나누는 역할을 합니다.


골든벨 형식으로 진행하는 인지 프로그램 문제판
골든벨 형식으로 진행하면 대답을 잘 안 하시던 어르신도 손을 드십니다.

인지 프로그램은 언제, 얼마나

오전에 하루 한 번, 1시간입니다. 나눠서 하지 않습니다.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 제30조제7항에 근거가 있습니다.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은 인지활동형 프로그램관리자가 수립한 프로그램 계획에 따라 프로그램관리자, 치매전문요양보호사 또는 외부강사가 1회 60분 이상 제공한다.

1회 60분 이상입니다. 30분씩 두 번으로 쪼개는 건 기준에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전에 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후는 점심 식사와 낮잠 뒤라 집중이 어렵습니다. 머리를 쓰는 활동은 오전, 몸을 쓰는 활동은 오후. 저희는 이 순서를 바꾸지 않습니다. 실제로 16:00~17:00 시간대는 신체·여가활동으로 잡혀 있습니다.

등급별로 기준이 다릅니다

대상기준근거
1~4등급 치매수급자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주 3회 또는 월 12회 이상 제공하도록 노력제30조제5항
5등급 · 인지지원등급급여를 이용할 때마다 제공하여야 한다제30조제6항

5등급과 인지지원등급은 “이용할 때마다” 입니다. 노력 의무가 아니라 그냥 의무입니다.

안 하면 어떻게 되느냐 — 고시 제32조제10항입니다.

제30조제6항을 위반하여 5등급 또는 인지지원등급 수급자에게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아니한 경우 일체의 급여비용을 산정하지 아니한다.

그날 급여비용이 전액 안 나옵니다. 일부 감액이 아니라 전액입니다.

예외는 두 가지뿐입니다. 프로그램관리자가 퇴사한 날로부터 21일(공휴일·근로자의 날·토요일 제외)이 지나지 않았고 적극적인 채용 노력을 했음에도 채용하지 못했다는 입증자료를 공단에 제출한 경우, 그리고 천재지변 등 부득이한 사유입니다. 예외를 적용했다면 그 사유를 급여제공기록지에 기재·관리해야 합니다(제32조제11항).

그래서 대상자를 따로 관리합니다

이건 기억에 의존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하루 스무 명 넘게 오시는데 “오늘 5등급 어르신이 누구였더라” 하고 있으면 언젠가 반드시 빠집니다.

저희는 장기요양 전산(케어포)에서 인지활동형 프로그램 대상 어르신을 따로 분류해 관리합니다. 전체 명단과 섞어 두지 않고 별도로 봅니다. 그날 그 어르신이 오셨는지, 프로그램이 제공됐는지가 한눈에 확인돼야 합니다.

쓰시는 전산이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핵심은 대상자를 따로 떼어 놓는 것입니다. 전액 미산정이 걸린 항목이라 다른 어르신들과 같은 방식으로 관리하면 위험합니다.


공을 이용한 어르신 신체활동 프로그램 진행 모습
공 활동은 인지와 신체를 같이 씁니다. 난이도 조절이 쉬워 중증·경증을 한자리에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잘 먹히는 프로그램 · 실패한 프로그램

10년 하면서 정리된 게 있습니다.

잘 먹히는 것

1. 빙고

압도적입니다. 숫자가 나오고 그걸 맞추는 단순한 형식인데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하십니다. 기다림이 있고, 순간의 반응이 있고, 결과가 바로 나옵니다.

2. 요리 프로그램

수박화채 만들기, 호떡 만들기, 송편 만들기. 하나도 빠짐없이 다 좋아하십니다. 손을 쓰고, 냄새가 나고, 결과물을 바로 드실 수 있습니다. 계절이 들어간다는 것도 큽니다.

반응 없는 것

  • 책읽기 프로그램
  • 단순 색칠
  • 콩 고르기

공통점이 있습니다. 난이도가 너무 낮습니다.

이게 저희가 배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어르신들은 쉬운 걸 좋아하시지 않습니다. 인지가 떨어지셨다고 해서 유아용 활동을 드리면 반응이 없습니다. 재미가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본인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아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빙고와 요리가 잘 먹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어렵진 않지만 어른이 하는 활동입니다.


어르신들이 모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주간보호센터 프로그램실
프로그램실 전경. 자리 배치가 프로그램 참여도를 좌우합니다.

없앤 것과 새로 넣은 것

없앤 것 — 종이접기

10년 동안 없앤 프로그램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를 예로 들겠습니다.

종이접기는 내부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외부강사가 오실 때만 합니다.

할 수 없어서가 아닙니다. 진행이 굉장히 힘듭니다.

어르신들이 접는 순서를 따라오기 어려우십니다. 그런데 완성된 작품은 원하십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느냐 — 직원이 다 만들어 드리게 됩니다.

이러면 프로그램의 목적이 뒤집힙니다. 어르신 손을 쓰시게 하려고 만든 활동인데, 결과적으로 직원이 종이접기를 하고 어르신은 보고 계십니다. 직원들도 지칩니다.

고시 제30조제7항에 외부강사도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종이접기는 그쪽으로 넘겼습니다. 전문 강사가 오시면 진행이 다릅니다.

새로 넣은 것 — 단체 활동

반대로 요즘 늘리고 있는 게 있습니다. 팀을 나눠서 하는 활동입니다.

  • 보자기 풍선 치기
  • 팀별 탁구공 옮기기
  • 풍선 배드민턴

어르신들이 즐거워하십니다. 그리고 참여도가 확실히 올라갑니다.

혼자 하는 활동은 “나는 안 할래” 하시면 그걸로 끝입니다. 그런데 팀으로 하면 다릅니다. 함께 해야 하니까 옆에서 부르시고, 그러면 못 이기는 척 들어오십니다. 이건 프로그램 내용이 좋아서가 아니라 구조가 참여를 만드는 경우입니다.


수준이 다른 어르신을 한자리에서

이게 실무에서 제일 어렵습니다. 같은 방에 1등급 어르신과 인지지원등급 어르신이 함께 계십니다.

저희는 조를 나누지 않습니다. 같이 하되 난이도를 다르게 합니다.

조를 나누면 관리가 편해지지만, 어르신들이 그걸 아십니다. “저쪽은 잘하는 사람들 조”라는 게 보이면 상처가 됩니다.

대신 같은 활동 안에서 난이도를 조절합니다. 빙고라면 어떤 분께는 숫자만, 어떤 분께는 직접 찾아 표시하시게 하는 식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난이도 밸런스입니다. 너무 쉬우면 반응이 없고, 너무 어려우면 포기하십니다. 그리고 이 밸런스는 미리 정해 놓을 수가 없습니다.

어르신들 반응을 보면서 그 자리에서 조절해야 합니다. 계획서에 적어 놓은 대로만 진행하면 실패합니다. 진행하는 직원이 표정을 읽을 줄 알아야 하고, 그래서 이 일은 경험이 쌓일수록 잘하게 됩니다.


벽에 게시한 월간 프로그램 계획표
월간 프로그램 계획표.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은 계획서와 기록이 함께 있어야 인정됩니다.

참여를 안 하시려는 분은

프로그램에 아예 안 들어오시려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이때 억지로 앉히지 않습니다.

참여를 안 하시는 데는 대개 이유가 있습니다.

  • 퀴즈 프로그램인데 귀가 잘 안 들리시는 경우
  • 인지활동 워크북을 하는데 한글을 모르시는 경우

이건 의지 문제가 아닙니다. 그 활동을 할 수 없으신 겁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앉아 계시면 못 하는 걸 계속 확인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 어르신이 하실 수 있는 활동을 따로 만들어 드립니다. 간단히 색칠하실 수 있는 자료, 퍼즐 맞추기 같은 것입니다.

앞에서 “단순 색칠은 반응이 없다”고 적었는데 모순처럼 보이실 수 있습니다. 전체 프로그램으로 단순 색칠을 내놓으면 반응이 없습니다. 다만 그 활동밖에 하실 수 없는 분께 개별로 드리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무것도 못 하고 앉아 계시는 것보다 낫습니다.

“왜 참여를 안 하시나”를 먼저 봐야 합니다. 고집이라고 판단하면 답이 안 나옵니다.


계획서와 기록은 누가, 어떻게

프로그램관리자

고시 제17조제6항에 자격이 정해져 있습니다. 시설장(관리책임자),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물리(작업)치료사로서 치매전문교육을 이수하고 해당 기관에 상근하는 사람입니다.

저희 센터에는 프로그램관리자 자격을 가진 직원이 5명입니다. 다만 5명이 다 같이 관리하지는 않습니다. 층별로 한 명씩 담당자를 정해 그 층 어르신들의 인지활동을 관리합니다.

책임이 분산되면 아무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담당을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계획서와 기록지

서류주기
프로그램 계획서한 달에 한 번
급여제공기록지매일

그리고 평가 때 이 자료를 그대로 제출합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평가용 서류를 따로 만들지 않습니다. 평소에 쓰는 걸 그대로 냅니다. 평가 앞두고 몰아서 만들면 티가 나고, 무엇보다 사람이 못 버팁니다.


평가지표와 어떻게 연결되나

2026년 주야간보호 평가지표에서 프로그램 관련 항목입니다.

지표배점주기
24번 신체기능 프로그램4점주 3회 이상
25번 인지기능 프로그램4점주 3회 이상
26번 사회적응 프로그램4점월 1회 이상
27번 기능회복훈련 *(2026 신설)*3점개인별 계획 연 1회 이상

합치면 15점입니다. 적은 배점이 아닙니다.

주 3회 이상이 신체·인지 양쪽에 걸려 있습니다. 저희처럼 오전 인지·오후 신체로 매일 돌리면 자연히 충족됩니다. 일과표를 그렇게 짜 두면 따로 신경 쓸 일이 없습니다.


정리

항목저희 방식
인지 프로그램 시간오전 1시간, 나누지 않음 (고시상 1회 60분 이상)
오전/오후 배치머리 쓰는 건 오전, 몸 쓰는 건 오후
잘 먹히는 것빙고, 요리(수박화채·호떡·송편)
반응 없는 것책읽기, 단순 색칠, 콩 고르기 — 난이도가 낮아서
없앤 것종이접기 → 외부강사 올 때만
새로 넣은 것팀 단체 활동 (풍선 치기, 탁구공 옮기기, 풍선 배드민턴)
수준 차이조를 나누지 않고 난이도로 조절, 반응 보며 실시간으로
불참 어르신이유를 먼저 파악 → 개별 활동 제공
5등급·인지지원등급전산에서 대상자 따로 분류·관리 (미제공 시 급여 전액 미산정)
프로그램관리자5명 보유, 층별 1명 담당
서류계획서 월 1회, 기록지 매일 → 평가 때 그대로 제출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적겠습니다.

프로그램을 짤 때 가장 흔한 실수는 “쉽게 만들면 잘 따라오시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반대입니다. 어르신들은 어른이 할 만한 활동을 원하십니다. 인지가 떨어지신 것과 어른이 아닌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이 글은 2026년 8월 기준 법령·고시와 실무 경험을 근거로 작성했습니다. 근거는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 제17조·제30조·제32조, 2026년 주야간보호 평가매뉴얼입니다. 일과표와 프로그램 구성은 기관마다 다르며, 법령과 고시는 개정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적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 또는 관할 지사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 김주민
사회복지사 · 일반기계기사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연구소에서 일하다 2017년 어르신 네 분으로 주간보호센터를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경기 용인 수지에서 53분을 모시고 있고, 2025년부터 복지용구 사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10년간 겪은 것들을 이곳에 적습니다. → 소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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